행사 일정
○ 일시: 2023년 11월 2일(목), 16:00~17:30(KST)
※ 온라인(Zoom) 진행
○ 주최/주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아프리카센터
행사 리뷰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아프리카센터(센터장 김태균)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레토리아대학교 Alf Gunvald Nilsen 교수를 초청하여 2023년 11월 아프리카 세미나를 개최했다. Nilsen 교수는 현재 프레토리아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중에 있으며, 프레토리아 대학교 내 아시아연구소 CASA(Centre for Asian Studies in Africa)의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11월 아프리카 세미나의 주제는 “Deciphering the Politics of the Southern Interregnum”으로 강연은 남반구의 권위주의 포퓰리즘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Nilsen 교수는 오늘날 유럽과 미국에 중점을 둔 선행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며, Gillian Hart가 제시한 것처럼 남반구에서도 이러한 정치적 흐름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였다.
Nilsen 교수는 이른바 Conjuncture Analysis라는 분석 방법을 활용하여 남반구에서의 권위주의 포퓰리즘과 이에 따른 역내 정치 및 경제에 대한 이해를 시도하였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이론적 분석 수준보다는 실제 상황에 적용되는 큰 개념을 고려하는 분석 틀로, 이러한 분석 방법을 통하여 정치 및 이데올로기적 상황의 전략적 변화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Nilsen 교수는 분석에 사용된 두 가지 개념을 설명하였는데, 이는 사회학자 스튜어트 홀(Stuart Hall)의 “권위주의 포퓰리즘(Authoritarian Populism)”과 이탈리아 정치인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의 “중간기(interregnum)”이다. 권위주의 포퓰리즘은 형식적 대표 기관들을 유지하면서도 주변에 적극적으로 대중 동의를 형성하는 특이한 자본주의 국가 형태로 나타난다. 그람시의 중간기 개념은 구식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나타나지 않는, 혼란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시기를 지칭한다. Nilsen 교수는 이 두 개념을 통해 남반구에의 우파 정치를 이해하고, 그러한 정치 프로젝트가 번영하는 이유를 파악하며, 권위주의 포퓰리즘이 남반구의 지배적인 사회 집단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음을 주장했다. 이론적 배경에 대한 설명 이후, 강연은 남미와 동남아시아의 사례 분석으로 이어졌다.
1) 남미의 사례: 브라질과 볼손나로
2018년 브라질의 대통령 선거에서 하이르 볼손나로가 국민의 55%의 투표를 얻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그러나 이전에는 2016년 딜마 루세프 대통령의 대대적인 탄핵으로 시작된 느린 쿠데타에 크게 도움을 받았다. 볼손나로의 권위주의 포퓰리즘 프로젝트는 부르탈리아 솔라노와 메데이로스의 책 “볼손나로의 역설”에서 설명한 대로, 1988년 이후 브라질 사회에서 이루어진 민주적 발전을 뒤집으려는 것이었다. 특히 왼쪽 중심의 노동자당의 군림을 끝내는 데 기여했다. 볼손나로의 인기는 일부 하위계층 집단에서 기대와 불안에 기반한 보수적인 주체성(conservative subjectivity)에 기인한다. Porto Alegre의 저소득 지역에서의 볼손나로 지지자들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 중산층에서 특히 이러한 보수적인 주체성이 형성되었다. 이들은 지속적인 경제 위기와 사회적 문제에 대한 실망과 불안을 겪고 있었으며, 볼손나로의 권위주의 포퓰리즘은 이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했다.
2) 동남아시아의 사례: 필리핀과 두테르테
2016년 필리핀 대선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는 범죄와 마약을 중심으로 필리핀이 위기 상태에 있다고 주장하며 39.01%의 투표로 대통령에 선출되었다. 두테르테의 권위주의 포퓰리즘은 선거 참여율이 기록적인 수준인 81.62%로 나타났다. 두테르테의 프로젝트는 약 30,000명의 사망자를 낸 마약 전쟁을 포함하여 6년 동안 계속되었다. 두테르테의 성공은 불평등한 사회에서 빈곤층과 중산층 모두에게 통하는 불안과 희망에 맞춘 권위주의 포퓰리즘에 기인했다. 이는 자본주의 도덕과 결부되어 있어 노동계층이 범죄에 대한 우려와 미래의 물질적 향상에 대한 희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3) 남부인도의 사례: 나렌드라 모디와 바자라 자나타당
인도에서는 바자라 자나타당(BJP)과 나렌드라 모디가 2014년과 2019년의 선거에서 승리하여 인도를 지배하고 있다. BJP는 넓은 대중 지지를 받는 신자유주의 힌두 국민주의의 헤게모니 프로젝트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디는 몇몇 여론 조사에 따르면 70% 이상의 지속적인 지지율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 지도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권위주의 포퓰리즘이 불안과 불평등에 대한 불만을 돌리기 위한 보수적인 헤게모니 프로젝트로 작용함과 동시에 아래로부터 동의를 얻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Nilsen 교수는 많은 경우, 남반구의 권위주의적 포퓰리즘은 신자유주의화에 따른 계급 형성 과정에서 비롯된 감정 구조에 근거한 실제 모순을 우파 패권주의 프로젝트와 일치시키는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역학관계를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중동과 인도의 사례를 추가적으로 설명하며 강의는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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